#01.

교육이 끝났고, 올해 강의는 사양했다.

한동안은 적당한 한직에서 돈 좀 빨아먹을 예정.

요즘 계속 프리로 일했더니 간만에 어디 좀 앉아있고 싶어졌다.

그런데 이 기분이 얼마나 갈 지는 모르겠다.

박사 과정과 병행하면서 마음에 안 들면 일 때려치고 다시 프리 하지 뭐.

 

#02.

글은 여전히 많이 쓰는데 너무 공적인 보고서만 작성하다 보니 아주 글이 건조하고 딱딱하다 못해

그냥 보면 좀 싸가지가 없어 보일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는 정말... 우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소설이라는 게 어떻게 쓰는 거였는지조차 모르겠다.

특유의 그 문학적 문체조차도 적응이 안 된다.

지금까지는 반쯤은 우는 소리로 하는 소리였는데 이제는 정말 놓을 때가 된 것 같다.

징글징글한 미련이었다.

 

#03.

이번에 대검 면접을 봤다.

아는 사람도 대검에서 일하고 있기도 하고, 내가 하는 일과 유관한 직책이 있어서 노리고 있던 것도 있는데

면접 보러 가는 길목에서부터 뭔가 씨게 느꼈다. 여긴 나와 맞지 않을 것이라는 직감을....

그래서 어차피 다른 곳도 붙었겠다, 배짱으로 면접 보고 나왔다.

그리고 이번 총선 결과를 보고 내가 잘했노라 생각하게 됨;ㅎㅎ

어느 기관이든 간에 정치 흐름을 많이 타는 건 필연적이더라고.

 

#04.

인간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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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블루 칼라로 대표되는 직업 계열들이 점점 핑크, 골드 등등으로 세분화되는 것처럼
그 직업에 대한 다양성이 존중되는 건 좋은 사회적 흐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학력과 페이가 정비례하는 사회라고 할 수도 없는 게 사실이다.
기존의 구태의연하고 체계화, 구조화 되어 있던 기틀이 변화해가는 과도기적인 시기라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 과정에서는 기형적인 형태도 나올 수 있고, 과거보다 더 정형화된 양상이 부각될 수도 있다.
뭐, 어떤 형식으로 어떤 관계를 맺고 끊는 것은 각 개인의 선택이라 이거지.

하지만 최소한, 내가 접하고 있는 가장 밀접한 인간관계는 진보적 사회 양상을 따르기보다는 보수적인 구시대적인 인식에 근간을 두고 있는지라 자꾸 가족이나 친구, 또는 나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에게 내 새로운 인간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 본능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 사람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하고.

내 사고가 노회하는 과정, 즉 내가 진정한 꼰대로 거듭나게 되는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이게 어른들이 일컫는 '분기점에 의한 인간관계 선별 과정'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내 휴대폰 연락처를 훑어볼 때마다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런 타산 없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그 어떠한 조건도 없을 때 사귄 이들이었다.
시간에 비례하는 오랜 정성이 들어가 있고, 더 이상 서로 조율하며 간을 봐야 할 정도의 거리가 아니다.
그러나 이른바 '조건'을 따지는 시기부터 알게 된 사람들은, 알아갈수록 멀어지는 시간이 빨라지는 것 같다.
과거에는 어떤 식의 인간관계이든 간에 이별이라는 것에 어떠한 정서적 동요를 느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제 얻는 만큼 잃는 것에 별다른 감흥이 사라진다.

그럴 때마다 느끼게 된다.
확실히 감정에도 어느 정도의 총량이 있다.

 

결국은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며,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오랜 시간 잘 지내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자원들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05.

처음에는 별 생각 없던 전공이고

별 생각 없던 일이었는데

하면 할수록 이쪽 일이 나와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게 과연 학습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진짜 소 뒷발로 쥐 잡는 격으로 적성을 찾았던 건지....

 

#06.

이번 주까지만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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